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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한 조각쯤 괜찮겠지?” 추석 음식, 강아지 췌장염 위험 높일 수 있어

최경선 박사 “명절에는 가족 모두가 ‘사람 음식 주지 않기’ 원칙 공유해야”

최경선 기자 choi540@daum.net 입력 수정 2026.10.03 14:36 조회 4 ⏱ 4분 읽기

반려동물뉴스(CABN)

추석을 맞아 전과 갈비찜, 불고기, 잡채 등 다양한 명절 음식이 식탁에 오르는 가운데 반려견에게 무심코 건네는 ‘한입’이 건강 문제로 이어질 수 있어 보호자들의 주의가 요구된다. 특히 평소 먹지 않던 음식이나 기름지고 양념이 많이 들어간 사람 음식을 갑자기 섭취하는 행동은 반려견의 소화기 질환뿐 아니라 췌장염과도 관련이 있는 것으로 보고돼 있다.

최경선 박사는 반려견 보호자를 대상으로 한 강사모TV 콘텐츠를 통해 “명절이라고 해서 사람이 먹는 음식을 반려견과 나누는 것은 피해야 한다”며 “사랑해서 건넨 한입이 오히려 응급진료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을 기억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2008년 미국수의사회지(Journal of the American Veterinary Medical Association·JAVMA)에 발표된 ‘Associations between dietary factors and pancreatitis in dogs’ 연구에서는 췌장염을 진단받은 개 198마리와 임상적으로 췌장염 증거가 없었던 대조군 187마리를 비교했다. 연구 결과 의료기록을 기준으로 평소 먹지 않던 낯선 음식을 섭취한 경우 췌장염과의 오즈비가 4.3으로 나타났다. 보호자 전화조사를 기준으로 분석했을 때는 낯선 음식 섭취의 오즈비가 6.1, 진단 전 일주일 동안 식탁 음식을 먹은 경우 2.2, 평소 식탁 음식을 먹어온 경우 2.2로 조사됐다. 특히 쓰레기통을 뒤져 음식을 섭취한 경우에는 오즈비가 13.2로 가장 높게 나타났다. 다만 오즈비가 6.1이라고 해서 특정 음식을 먹은 개가 무조건 ‘6.1배 더 췌장염에 걸린다’고 단순 해석해서는 안 된다. 해당 연구는 후향적 환자-대조군 연구로, 식이 요인과 췌장염 사이의 연관성을 보여주는 자료이지 특정 음식이 직접적인 원인임을 확정한 연구는 아니다.

최근 수의학계에서도 식이 지방의 양과 췌장염 발생 사이의 관계를 보다 정확히 규명하기 위한 연구가 이어지고 있다. 따라서 ‘지방을 먹으면 반드시 췌장염이 생긴다’고 단정하기보다는 평소와 다른 음식의 갑작스러운 섭취와 과도한 고지방 음식, 쓰레기 음식 섭취 등을 예방하는 것이 중요하다.

강아지 췌장염은 췌장에 염증이 발생하는 질환으로 증상의 정도는 개체마다 다르다. 대표적으로 반복적인 구토와 식욕 저하, 무기력, 설사, 복부 통증 등이 나타날 수 있다. 복부에 통증이 있는 강아지가 앞다리와 가슴을 바닥 쪽으로 낮추고 엉덩이를 들어 올리는 이른바 ‘기도 자세’를 보이는 경우도 있다.

명절 음식을 먹은 뒤 이 같은 증상이 반복적으로 나타난다면 단순한 소화불량으로 판단하기보다 동물병원 진료를 받는 것이 바람직하다. 특히 비만하거나 기존에 고지혈증이나 당뇨병 등 기저질환이 있는 반려견은 식단 관리에 더욱 신경 쓸 필요가 있다.

“전 한 조각쯤 괜찮겠지?” 추석 음식, 강아지 췌장염 위험 높일 수 있어

미니어처 슈나우저 보호자라면 혈중 중성지방 관리에도 관심을 가져야 한다. 2011년 Journal of Veterinary Internal Medicine에 발표된 연구에서는 췌장염 병력이 있는 미니어처 슈나우저 17마리와 췌장염 병력이 없는 연령대가 비슷한 34마리를 비교했다. 췌장염 병력이 있는 개 가운데 71%에서 고중성지방혈증이 확인된 반면 대조군에서는 33%로 나타났다. 연구진은 미니어처 슈나우저에서 고중성지방혈증과 췌장염의 연관 가능성을 제시하면서도 인과관계를 명확히 밝히기 위해서는 추가 연구가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따라서 해당 견종에서 고중성지방혈증이 확인됐다면 수의사와 상담해 체중과 식단, 혈중 지질 수치를 지속적으로 관리하는 것이 필요하다.

세계소동물수의사회(WSAVA) 영양위원회는 반려견에게 제공하는 간식이 하루 전체 섭취 열량의 10%를 넘지 않도록 권고하고 있다. 하지만 여기서 반드시 구분해야 할 점이 있다. ‘10% 이하’라는 기준은 사람이 먹는 모든 음식을 하루 열량의 10%까지 자유롭게 먹여도 된다는 의미가 아니다. WSAVA는 사람의 음식과 식탁에서 남은 음식이 반려견에게 건강하지 않거나 위험할 수 있다고 설명하고 있으며 양파, 마늘, 파 종류, 포도와 건포도, 초콜릿, 자일리톨, 알코올 등을 위험 식품으로 제시하고 있다. 익힌 뼈 역시 씹거나 삼켰을 때 심각한 손상을 유발할 수 있어 피해야 한다. 갈비찜에는 양파와 마늘, 높은 염분과 지방이 들어갈 수 있고 잡채 역시 양파와 각종 양념이 포함될 가능성이 높다. 전 역시 기름에 조리되는 경우가 많아 반려견에게 굳이 나눠줄 이유가 없다.

“우리 강아지에게는 아무것도 주지 마세요” 명절에는 여러 가족과 친척이 한자리에 모이기 때문에 보호자가 모르는 사이 반려견이 여러 사람에게 조금씩 음식을 받아먹는 상황이 발생하기 쉽다. 한 사람이 주는 양은 적더라도 여러 명이 한 조각씩 주면 전체 섭취량은 크게 늘어날 수 있다. 최경선 박사는 “명절에는 가족들에게 ‘우리 강아지에게는 아무것도 주지 마세요. 간식은 보호자만 줍니다’라는 원칙을 미리 알려주는 것이 가장 좋다”고 조언했다. 반려견에게도 명절의 즐거움을 주고 싶다면 새로운 사람 음식 대신 평소 먹어온 사료나 안전성이 확인된 반려견 전용 간식을 준비하는 것이 좋다. 결국 추석 반려견 건강관리의 핵심은 특별한 음식을 챙겨주는 것이 아니라 평소 유지하던 안전한 식생활을 흔들지 않는 데 있다.

사랑의 표현으로 건넨 ‘한입’이 반려견에게는 건강을 위협하는 음식이 될 수 있다. 올 추석만큼은 온 가족이 ‘사람 음식은 주지 않는다’는 원칙을 함께 지키는 것이 반려견을 위한 가장 안전한 명절 선물이 될 수 있다.
 

“전 한 조각쯤 괜찮겠지?” 추석 음식, 강아지 췌장염 위험 높일 수 있어

최경선 기자 (choi540@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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